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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 2. 에스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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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2
푸엔테 라 레이나 -> 에스테야, 22km

어제 일찍 잠들어서 그런가?(8시반쯤 잠듬)
새벽 2시반에 잠을 깼다 ㅋㅋㅋㅋ  
일어난김에 한국 친구들과 카톡을 하고,
날이 밝아오길 기다리는데,
위층에서 주무신 스웨덴 어르신께서 6시쯤 기상해 짐을 챙기시더라. 나도 계속 누워있기도 힘들어서 짐을 챙기다보니 7시. 날이 밝아오니 출발했다. 오늘 제발 비만 오지 말아라~ 나 우비 없다.


지나가는 길. 문열려 있는 카페를 발견.
빵과 콘레체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출발.
어제 비가 와 동네 산책을 못한게 아쉽더라.
오늘 우비를 살수 있을까 걱정하며 나선 길.
혼자 걷는 맛에 혼자말을 중얼중얼 거리며 걸었다.

유채꽃을 보며 고향 제주도를 생각하고
초록초록이 펼쳐진 풍경을 보며 신이 났다.
그런데 왠걸. 오늘 코스 지대로 힘들었다.
산을 넘는 오르막길이 정말 45도.
산티아고 앱에 주황색 표시는 힘든 구간을 의미한다.
그 힘든 구간을 잘 걸어준 나에게,
아직 힘이 있는 나에게 고맙다.
푸엔테 라 레이나를 떠난지 얼마 안되 갑자기 비가 온다.
이러지마~ 오늘 비 안온다고 했자나.


어제 알베르게 사장님이 주신 짧은 우비를 입고
아쉬운데로 배낭에 커버를 씌웠다.
그래도 비올것을 대비해 중요한 물건은
비닐에 담아 포장했으니 가방이 젖어도 괜찮을거라 믿으며.
짐들아 무사해줘. 에스테야에서 제발 배낭까지 덮을 수 있는우비를 살수 있길 바라며 걸었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못해먹겠다 싶을때 만난 마을.
지나가는 길에 허기를 채울 수 있길 바라며 걸어가는데,
한글로 ‘아이스 커피’라고 적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해외에서 한글은 못참지. 그곳으로 가니 여자 주인분이 한국인이셨다. 세상 이렇게 반가울수가!!



스페인에서 먹고 싶던 샹그리아와 오믈렛을 주문. 맛나게 먹었다. 바에서 판매하는 샹그리아는 안좋은 와인으로 만든거라 사먹지 말라며. 만들어 먹으라고 레시피까지 알려주셨다.
하지만 파는 샹그리아. 너무 맛나는걸~

알베르게도 같이 하고 계셔서 기쁜 마음으로 묵을까 잠시 고민. 그러나 100유로를 주고 예약한 숙소가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걸었다.
이제 오르막은 끝나고 쉬운 길이라는 이야기에 힘이 불끈!
에스테야가서 꼭 우비를 사고 말거다!!
다시 걷는 길. 어느새 햇볕이 따갑다. 이 날씨 실화냐.
제주도 날씨만큼 변덕스럽다. 그래도 비오는 것보다 낫지.
아직도 젖어있는 내 가방과 짐들을 다 말리도~
그렇게 걷다보니 예상보다 빨리 에스테야에 도착!!


생각보다 큰 마을이다.
내가 좋아하는 강도 있고.
체크인하고 씻고 우비사고 산책해야지.
숙소로 찾아가는길.
성주간임에도 많은 가게가 문을 열었다. 다행이다.
체크인을 하고 테카트론을 향하는 길.
20분이 걸린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본 스포츠용품점.
근처에 하나 있는데 곧 영업종료.
후다닥 찾아갔는데 우비는 안판다더라.
데카트론도 문 닫으면 어쩌지. 멀리까지가서 허탕치기는 싫고. 그래도 남은게 시간이니 가기로 한다.

구글 지도를 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산티아고 길이랑 만난다. 내일 이리로 오면 되겠구나.
길을 건너건너 찾아간곳. 다행이 영업중이다 ㅜㅜ
생각보다 규모가 큰 매장이라 영업했나보다.
우비를 사고 오는길. 이게 뭐라고 든든한지.
이제 비가 와도 안무섭다고!!!


숙소로 다시 돌아오는 길.
대형마켓 dia에 들려 쇼핑.
귤 한바구니가 1.45유로 밖에 안한다. 하나 사주고.
린스 찾다가 트리트먼트 발견!! 오예!!

계산하고 집에 오는데 기분 탓인지 지갑이 홀쭉해진 느낌.
숙소로 돌아와 돈을 다 꺼내 계산해보니 문제없다.
그러다, 아주 작은 샴푸 3.2유로 주고 샀는데.
dia에서 큰 트리트먼트가 3.14유로인걸 발견!!
또 호구가 된 느낌. 언제쯤 똑소리나는 소비를 할수 있을지.

환전만해도 그렇다.
카드 쓸 생각으로 환전해올껄. 여행경비 다 환전해옴.
그리고 돈 잃을까 전전긍긍. 잘때고 꼭 안고 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카드로 계산하더라.
카드가 편한데 말이쥬.
숙소에 돌아오니 종아리와 발가락이 아파온다.
자세히 살펴보니 발가락에 물집 엄청 생겼다.
처음 산티아고 순례길 걸었을땐 안생겼는데
이번에 신고 온 신발이 문젠가 보다.
뭐 걷다보면 괜찮아지겠쥬.


좀 쉬고 마실 나가려는데, 비온다.
오늘 정말 날씨 제주스럽다.
비오니깐 나가기 싫고, 우비산거 써먹어볼까 싶기고 하고.
발바닥 아파서 고민되고.
지금 시간 16:38. 남은 시간동안 할거 없으니
동네 구경도 하고, 밥도 맛난구 먹어주자!
힘든 코스를 잘 걸어준 날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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