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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3. 로스 아르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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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3
에스테야 - 로스 아르코스, 21.4km


오늘은 6시 40분쯤 일어났다.
충분히 잔것 같은데도 피곤한 느낌.
어제처럼 7시쯤 출발하려 일어나 준비를 했다.
씻고 가방을 다 정리하니 7시 반. 그런데 아직도 어둡다.
잠시 고민하다 출발하기로 결정. 방을 나왔다.

주황색 가로등에 비친 유럽 감성을 느끼며 걸었다.
산티아고 순례길 루트는 어제 봐둔터라 찾기 어렵지 않더라.
지나가는 길에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카페을 찾았는데 없다.
다음 마을에선 찾을 수 있겠지.
순례길 오기전 가장 기대했던 에스테야를 떠나는 마음이 이상했다. 팜플로나를 나올땐 순례자를 많이 만났는데 어제는 못만났다. 어긋나는 것일까 사람이 없는 것일까.

길을 걷다가 자주 마주치던 프랑스 아저씨를 만났다. 또 보니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네고. 같이 걷는 듯 따로 걸었다.
앞에 사람이 있으면 따라가게 된다.
천천히 내 몸 페이스에 맞춰도 되련만.
혹시 방향을 잘못 가는건 아닌가 싶어서.
혼자 남겨지는게 두려워져서 그런가보다.
그러나 짧은 내 다리로 유럽 사람들 쫓아가기 힘들다.


어느새 앞서 나가던 사람들이 내 눈에서 보이지 않았을때 비로소 나의 페이스를 찾았다. 힘들다고 어느새 땅바닥만 보며 걷고 있는 나.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음을 알게됬다. 여기까지 왜 온거지? 이길을 걸으며 무엇을 얻고자 했지?
나와 대화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알아보고 싶었는데
몸이 힘드니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저 마을은 언제 도착하나 바라기만 할뿐.
유독 오늘은 목적지인 로스 아르코스까지 멀게 느껴졌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오솔길 느낌의 길을 걸었다.
비록 발바닥은 아프고 비도 오지만.
비 맞으며 도착한 공립 알베르게.
체크인을 하고 점심 먹으러 갔다.
근데 왜이렇게 사람이 많는지. 주문도 20분은 기다린 것 같다. 자리가 없어서 스페인 할머니와 동석.
동네사람들이 다 모여있는 듯 하다.
그래도 와인 한잔에 이름 모를 메뉴를 먹고 나니 힘난다.

밥 먹고 숙소에 도착하니 한국 남매분이 계셨다.
완전 반가워 ㅎㅎ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빨래를 돌리며 거실에 있는데,
알베르게 주인?님이 오늘 생일인가보다.
지인들이 와서 케이크로 축하하더라.
덕분에 케이크도 한조각 얻어먹었다. 맛있다.

내일은 로그로뇨까지 27km를 걸어야한다.
추천 루트엔 로그로뇨까지 걸으라 하는데
굳이 거기까지 가야하나 싶기도 하다.
피곤한 상태에서 27km를 걸을 자신이 없나보다.
로그로뇨에서 연박하기보다 조금씩 계속 걷는게 낫지 않을까. 고민이다.
내일 컨디션 보면서 생각해야지.


저녁 먹을때까지 누워있으려고 보니,
내 까만색 잠바가 없어졌다. 씻고 침대에 잘 걸어둔줄 알았는데.
내가 세탁기에 돌렸나?? 그 옷 없으면 추울텐데.
매일 이 모양이다. 칠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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